예전엔 맛집거리 or 골목하면
특정 메뉴 전문점들이 주욱 늘어서 있는 곳을 말하곤 했지요.
(장충동 족발 골목, 신림동 순대타운, 의정부 부대찌개골목, 남대문 갈치조림 골목 등등)

어느 순간엔가 이런 문화가 조금 주춤하는가 싶더니
최근에 다시 00거리, 00골목을 중심으로 한 맛집 문화가 살아나고 있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그런데 그 모습이 조금은 달라요.
굳이 따지자면 원두커피를 중심으로 한 카페들이 밀집하는건데
이뿐만 아니라 스테이크/파스타 전문점, 분식전문점, 중화요리 전문점, 전통찻집~
심지어 식당이 아닌 신발가게, 옷가게, 장난감 가게들도 심심치않게 발견할 수 있거든요.
요즘 유행하는, 새롭게 생기는 맛집거리의 특징은 메뉴라기 보다
그 외형에 있습니다.
얼마나 예쁘게, 편안하게, 소위 말해 그림이 되게 꾸며져 있느냐....
식당 내부는 물론 거리 자체가 걷고 싶을만큼 멋지게 이색적으로 조성되어 있느냐.....이런게 중요하죠.

아마도
먹는 것 하면 맛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시절에서
먹는 시간은 리프레시하는 시간, 노는 시간, 이야기하는 시간~
즉 여가문화로서 즐기는 시절로 바뀌었기 때문이 아닌가
푸른별兒 나름대로 분석해보았습니다.

여튼 그렇게 인기를 얻고 있는 맛집 거리들로
(서울에서는) 삼청동거리, 가로수길, 홍대 카페 골목 등이 대표적이었는데요.
요즘 여기에 몇 개가 더 추가되었다는 소식입니다.

그리고 이번 글에서 그 첫번째 주자로 "용인 보정동 죽전 카페거리"를 소개해드릴까 해요.
얘기는 많이 들어보셨죠? ^^

실제로 어떻게 가는지, 어떤 분위기인지 간접경험해보시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가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제가 이용했던 대중교통을 중심으로 알려드릴게요.
운전해서 가는 건 그리 어렵지 않으나 아직은 주차공간이 많지 않고 좀 힘들다고 해서 전철을 이용했습니다.
"용인인데 전철??? @.@" 하고 처음엔 생각했는데
분당선 죽전역에서 내리면 도보로 이동이 가능하더라구요.

죽전역에서 이마트 방향으로 나오신 다음,
역에 바로 붙어 있는 신세계백화점 지나고








계속 직진해서 이마트까지 갑니다. (백화점에서 마트가 바로 보입니다. 멀지 않아요.)
이 이마트를 끼고 우회전해 걷다가








사진에 보이는 빨간 구조물의 다리까지 건너서
저 멀리 어렴풋하게 보이는 아파트 밀집 지역 방향으로 향합니다.
아파트 앞 쪽에 일종의 상가지역이 형성되어 있는데 거기에 죽전 카페거리가 있어요.








서울 외곽이라 그런가 확실히 좀 더 여유로운 느낌이 묻어납니다.










단풍 곱게 물든 가로수가 걷는 재미를 더해주는군요.
목적지 못지 않게 가기까지 과정의 즐거움이 있다는 것이 용인 보정동 죽전 까페거리의 매리트인 것 같네요.








그렇게 단풍과 주변 구경을 하며 걷다보니 특이한 모양의 주차건물과
예사롭지 않아 보이는 식당 건물들이 조금씩 보이는게 아니겠습니까?
맞습니다...여기 다리를 지나면 그 때부터가 죽전 카페거리입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탐방을 시작해볼까요?




















한 번쯤 들어가보고 싶은 카페들이 연이어 보입니다.
저마다의 특색을 가지고 있는데 통유리로 되어 있거나 아예 입구 쪽 벽을 터서
개방적인 느낌을 준다는 건 공통점입니다.
그러다보니 식당 바깥뿐 아니라 안쪽 인테리어까지 거리를 구성하는 중요 요소가 되고 있어요~






죽전 카페거리의 인상을 더 좋게 만든 건 길거리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각 가게들이 식당 앞에 꾸며놓은 풍경들이었습니다.

이는 길에 차가 다니지 않는다는(일부 골목에 주차하러 들어오긴 하지만...주행은 못함.) 점과
함께 더 큰 시너지를 냅니다.
사실 삼청동길이나 분당 정자동 까페 거리는 가운데 대로에 차가 다녀야 해서 인도가 좁은 편이고
그래서 이 정도로 한적한 맛은 없거든요~








나무에 작은 벤치들까지 옹기종기 모여서 공원 느낌을 주는 곳,




앞 사진과는 또다른 느낌으로 의자를 배치해 놓은 곳,
(의자들이 기분좋게 일광욕을 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네요. ㅎㅎ)




양을 한 마리 키우고(^^) 있는 곳,



(건물 외벽 코너에도 이렇게 정성스럽게 장식을~)




야외테라스 공간과




화분을 잘 활용하여




이국적인 느낌을 준 곳,
(기온은 조금 쌀쌀해도 여기서 따사로운 가을 햇살 맞으며 향기로운 커피 한 잔 즐긴다면 무척 기분 좋겠죠? ^^)




계절감을 만끽하도록 해놓은 곳 등 정말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예쁜 거리 풍경 덕분인지
여기저기 모델이나 상품을 두고 사진촬영하는 사람들이 참 많았습니다.




잡지를 만들거나 온라인쇼핑몰을 운영하는 분들인 것 같았어요.
저는 신기해서 한참을 쳐다보았는데
여기서는 이제 일상이 된 듯 사진을 찍는 사람도 지나가는 사람도 아무렇지 않게 자기 할 일 하더라구요.








제가 이 곳에 도착한 게 오전 10시.
여기저기 구경하고 다녔더니 11시 30분 가량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점, 즉 브런치를 먹기로 하였지요.








제가 고른 가게는 브런치 카페, 아임홈(I'm Home)...








일단은 그 거리 식당 중에서도 규모가 큰 편이었고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손님들로 가득 찬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야외 테라스와 실내 공간을 잘 조화시켜놓은 분위기도 맘에 들었고요.








단풍 든 나무를 배경삼아 보면 더 운치 있어요. ㅋㅋㅋㅋ








안으로 들어가면 이런 느낌입니다.
대부분의 자리는 테이블+의자로 되어 있는데
한켠에 방석깔고 앉을 수 있는 마루바닥 같은게 있길래 그 쪽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다락방 느낌도 나는 것이 굉장히 포근한 기운의 자리였어요.








커피, 빵을 포함해 여러가지 메뉴를 판매하고 있었는데 저는 브런치 세트 중 하나를 주문했습니다.
내츄럴한 느낌의 메뉴판이 가게랑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선 커피와 시나몬빵이 나왔습니다.
오버스럽지 않게 들어간 은은한 시나몬향과 부드러운 느낌, 달콤한데 특별히 강한 냄새는 나지 않는 쨈이
커피랑 잘 어울렸습니다. 사람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 맛과 향이었어요.








심심하지도 자극적이지도 않은 딱 적당한 그 맛의 정도를 찾아내고 표현해내는게...내공이 느껴집니다.
빵 앞에 있는 건 설탕입니다. 각설탕도 아니고 가루설탕도 아니고 우박설탕이래요.
그냥 설탕이 설탕이지~ 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런 작은 차이가 예민한 요즘 세대에는 먹힐(?) 수도 있습니다.








곧 브런치 세트의 메인디쉬가 나왔습니다.
제법 양이 많아요. 나오는 음식 종류도 다양하고요.

구운 감자채랑 야채에 발사믹소스 뿌린 샐러드, 스크램블 에그, 소시지, 베이컨, 구운 파인애플...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영양소도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이 골고루 들어 있고
밥 역할을 하는 감자채에 반찬 역할을 하는 야채샐러드, 계란, 소시지, 베이컨~
후식 역할의 구운 파인애플까지 조화가 상당합니다.








소시지가 탱글하니 참 맛있었습니다.
머스터드는 우리가 평소 먹던 허니머스터드는 아니었고 쌉싸래한 맛이 강했어요.

커피는 리필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해보지 않았지만 주변에서 다른 손님들이 많이 하시는 걸 봤거든요. ㅎㅎ








다른 메뉴는 아직 안먹어봐서 확실하게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일단 브런치메뉴....맛있네요. ^^ 사람이 많을만 합니다.








제가 아임홈에 30분 좀 넘게 있었는데요.
제 주변에 가는 일행이 한 분도 안계셨습니다.
어찌나 다들 재미있게 이야기들을 나누시는지, 저도 끼고 싶은 충동이 들 정도였다니까요.
이 식당의 상품은 결국 이야기를 하고 싶게 만드는 이 공간 자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 칠판의 글들을 보며 든 생각인데요.
비슷한 분위기에 비슷한 메뉴를 파는 식당들이라도
하나씩 남들과 차별화를 두며 대표상품으로 내세우는 것들은 다르더군요.

이를테면 아임홈 같은 경우는 뉴질랜드산 버터 등을 이용해 만든 수제케이크와 프랑스산 초콜릿이었고
그 외 다른 곳은 어떠어떠한 얼음으로 만든 빙수였고
어디는 원두가 특별한가 하면 어디는 특별한 공법으로 커피를 추출하는게 자랑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이 곳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얻게 되는 거겠지요.
온통 주변에 멋진 식당이라 어딜 들어가도 보통 이상은 되는데
저마다 한가지씩 특색은 있으니 조금씩 움직여가며(편리함)
"어딜갈까~" 자기 취향에 좀 더 맞는 식당을 골라가는 재미가 있는 겁니다.
일종의 카페를 쇼핑하는 셈이 되는 거죠.

거기 가면 괜찮은 카페가 많더라...각인시키기도 유리합니다.
이래서 집적효과가 무시할 수 없는가 봅니다.
여러모로 생각해볼 것이 많은 대목이 아닌가 합니다.








주말이 되면 또 달라지겠지만
평일 오전의 죽전 카페거리에는 젊은 주부분들과 대학생으로 보이는 여인들이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오피스타운과는 거리가 먼 곳인데다
평일 이른 점심시간 때이니까 그렇겠지요.
트렌디한 식당 운영에 성공하려면 확실히 이 층을 공략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로수길, 정자동 카페거리에 이어 이 곳에서도 볼 수 있었던 스쿨푸드 사진으로
슬슬 용인 보정동 죽전 카페거리 탐방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누구도 밥만 먹으려고 이 곳을 오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돈 자랑을 하러 오는 것도 아닙니다. (그만큼 비싸거나 하지는 않고요. ^^;)

요즘 사람들이 이 곳을 왜 찾는건지...
이 거리와 식당들이 사람들에게 주는 것이 무엇인지...
식당을 운영하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즐기러 가보세요.
아직은 다른 유명 spot보다 한산한 느낌이라 여유로운 느낌이 꽤 좋습니다. ㅎㅎ


참고로 죽전 카페거리 관련 기사입니다.
http://news.donga.com/3/all/20100129/25769895/1
http://mbn.mk.co.kr/pages/news/newsView.php?category=mbn00006&news_seq_no=1007502

카페거리 메인스트리트를 조금 벗어나면 카페 외의 일반 식당 중 맛집도 제법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아래 같은 식당이죠. 부지런히 정보를 찾는 이에게 맛의 세계가 열릴지니!!!!
http://www.naeil.com/news/Local_ViewNews_n.asp?bulyooid=3&nnum=574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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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EDIT/DEL REPLY 노빌리티 2010/11/03 01:58

    특색있는 카페들이 참 많네요~ 가까운곳이라면 꼭 한번 가보고싶지만;;;;;
    브런치중에 감자채구이...제가 참 좋아하는 거라서 새벽에 침흘리며 보고 갑니다 ^^

    • ADDR EDIT/DEL Favicon of http://blog-cjfreshway.com 푸른별兒 2010/11/03 11:25

      앗, 정말..노빌리티님 댓글 남겨주신 시간이
      새벽 1시 58분....@.@

      반갑습니다,그리고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용인 보정동 카페거리가 멀게 느껴지시면
      (서울에서 사시는지요...?)
      한남동길이나 이태원길은 어떠신지요?
      꽤나 괜찮은 카페들이 많았습니다. ^^

      아~ 갑자기 따사로운 햇살 받으며
      향긋한 커피 한 잔 마시고 싶어지네요.

      노빌리티님. 커피처럼 향긋한 하루 보내세요.